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단층과 그 심층적 원인
2025-11-16, G25DR
1. ’기괴한 그래프’의 해부: 글로벌 젠더 격차와 한국의 예외적 분기점
파이낸셜타임즈(FT)의 John Burn-Murdoch 기자가 제시한 데이터는 전 세계적인 현상과 한국의 독특한 정치 지형을 동시에 드러내며, 단순한 통계적 흥밋거리를 넘어선 심각한 사회적 단층을 시사합니다.
1.1 “글로벌 젠더 격차”: 새로운 정치적 단층
John Burn-Murdoch의 분석은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중심으로 선진국 전반에서 젊은 남성과 여성 간의 이념적, 정치적 격차가 전례 없는 속도로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글로벌 젠더 격차(Global Gender Divide)“의 핵심 동인은 ’여성의 진보화’입니다.
미국의 갤럽(Gallup)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8세에서 30세 사이의 미국 여성은 이제 동년배 남성보다 30%p 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며, 이 이념적 격차는 2000년과 비교해 5배나 증가한 수치로, 여론조사 역사상 가장 큰 격차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서구권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1.2 데이터의 검증과 반론: 격차는 실재하는가?
JBM의 그래프가 GSS(General Social Survey)나 갤럽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반면, 일부 분석가들은 다른 데이터 소스를 근거로 격차의 ’규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합니다.
- 반론 1 (CES): 미국 협력선거연구(Cooperative Election Study, CES) 데이터를 활용한 UC 버클리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약 10%p였던 이념 격차는 2022년 약 7%p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으며, “이러한 (급격한) 이탈의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결론 내립니다.
- 반론 2 (ANES): 2020년 미국 국립선거연구(American National Election Study, ANES) 데이터 역시 JBM이 제시한 30%p 격차와는 차이가 컸습니다. 진보와 보수 성향의 차이(liberal vs. conservative)가 남성은 +9%p(진보 우위), 여성은 +21%p(진보 우위)로, 두 집단 간의 격차는 12%p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JBM의 그래프가 ’조작’이 아닌,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실재하는 추세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JBM 스스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비판을 인지하고 다양한 소스를 교차 검증하며 자신의 분석을 방어한 바 있습니다. 핵심은, 사용된 데이터셋(GSS, CES, ANES 등)에 따라 격차의 ’규모’나 ’속도’는 다르게 측정될 수 있지만, ’젊은 남녀 간의 정치적 성향 격차’라는 현상 자체는 모든 데이터셋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는 점입니다.
1.3 한국의 예외성: 왜 유독 ‘기괴한가’?
JBM의 데이터에서 한국은 미국이나 독일보다 “훨씬 더 극명한(much starker)” 분열을 보여주며, 이것이 바로 사용자가 ’기괴하다’고 느낀 지점입니다. 한국의 데이터가 질적으로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타국 (미국/영국/독일): 격차는 주로 여성이 기존보다 더 진보적으로 이동(leftward shift)하면서 발생합니다.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같은 위치에 머무르거나 여성보다 느린 속도로 진보화됩니다. 즉, 이들의 격차는 ’진보’라는 이념적 스펙트럼의 같은 편 내에서 발생합니다.
- 한국: 한국의 격차는 여성이 진보화하는 것과 동시에,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보수화(conservative turn)하며 발생합니다.
결정적으로,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중도(0) 축을 넘어 적극적인 보수 성향으로 이동했습니다. 서구의 사례가 이념의 ’이탈(Drift)’이라면, 한국은 이념 축의 반대편으로 달려가는 ’극단적 분기(Axis-Crossing Divergence)’입니다. 이것이 한국의 그래프가 단순한 ’격차’를 넘어 ‘정치적 양극화(polarization)’ 그 자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이유이며,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기괴함’을 느낀 원인입니다.
2. 2022년 대선: 젠더가 정치 균열을 재편하다
1.3에서 확인된 ’극단적 분기’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 정치의 현실로 폭발했습니다. 이는 젠더 이슈가 어떻게 기존의 정치 균열을 무력화하고 새로운 핵심 단층선으로 부상했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2.1 새로운 단층선의 등장: 2022년 이전과 이후
역사적으로 한국 정치를 규정해 온 핵심 균열(cleavage)은 지역(영남 vs. 호남), 세대(산업화 세대 vs. 민주화 세대), 그리고 이념(보수 vs. 진보)이었습니다. 이 구도 하에서 ’젠더’는 유의미한 변수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불과 2012년(18대)과 2017년(19대) 대선에서 20대 남성과 여성은 모두 과반이 민주당(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이 시기 20대는 ’진보적 청년 세대’라는 단일한 정치 블록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대선은 성 평등 이슈가 선거의 가장 두드러지는 쟁점으로 부상한 사실상 첫 번째 전국 단위 선거였습니다.
2.2 분기점의 데이터: 완벽한 거울상으로서의 20대
2022년 3월 9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는 JBM의 그래프가 예측한 ’극단적 분기’가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완벽하게 증명했습니다.1
- 18-29세 남성: 윤석열 (국민의힘) 58.7% vs.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36.3%
- 18-29세 여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58.0% vs. 윤석열 (국민의힘) 33.8%
이 데이터는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거의 동일한 비율로 정확히 서로 정반대의 후보에게 투표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60대 이상이 보수, 40대가 진보로 나뉘는 기존의 세대별 투표 성향과는 또 다른 차원의, 20대 세대 내부에서 발생한 가장 극명한 분열이었습니다.
2.3 “여성가족부 폐지”: 정치적 동원의 기폭제
사용자가 지적한 “일부 정치세력이 이런 반(反)페미니즘 정서를 의도적으로 자극“했다는 가설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확하게 입증되었습니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20대 남성 지지율이 하락하며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2022년 1월 7일, 윤 후보는 자신의 SNS에 아무 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2
이는 단순한 공약 발표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20대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년간 누적된 불만—군 복무, 할당제, ‘잠재적 가해자’ 취급 등에 대한 불만—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상징적인 응답이었습니다.
이 전략의 성공은 데이터로 명확히 드러납니다. ‘여가부 폐지’ 언급 직전인 1월 2일에서 7일 사이의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남성 지지율은 24.8%로, 30.1%를 기록한 이재명 후보에게 뒤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가부 폐지’ 언급 직후인 1월 9일에서 14일 사이의 조사에서 20대 남성 지지율은 **58.1%**로 폭등했으며,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17.5%로 폭락했습니다.2
이 사건은 ’이대남’이 젠더 이슈에 대해 강력한 ’비토(veto) 집단’을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으며 2, 윤석열 캠프가 젠더 갈등을 ‘갈라치기’ 전략으로 활용하여 20대 남성 유권자를 성공적으로 동원(mobilize)했음을 보여줍니다. 반(反)페미니즘 정서가 성공적인 정치적 ’상품’이 된 것입니다.
3. 청년 남성의 보수화 (1): 경제적 불안과 ’남성성’의 위기
사용자가 제기한 “경제적 불안, 사회적 지위 하락에 대한 압박,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는 체감“은 20대 남성의 보수화(혹은 우경화)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 중 하나입니다.
3.1 경제적 불안의 현실: 이중 노동시장과 무한 경쟁
오늘날 2030 청년들은 IMF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장기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이중 노동시장(Labour market dualization)’ 구조는 ’좋은 일자리(insider employment)’를 향한 극도로 치열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유발했습니다.3 이러한 팍팍한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기존 정치권 전반에 대한 깊은 불신과 환멸을 느끼고 있습니다.
3.2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의 역설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킹스칼리지 런던(King’s)의 이수현(Dr. Soohyun Christine Lee)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이 경제적 불안이 전통적인 성 역할 규범과 충돌하며 “독성 불안(toxic anxiety)“을 만들어냅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남자는 돈을 잘 벌어야 한다“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남성 생계 부양자(male breadwinner model)’3라는 규범이 공고합니다. 젊은 남성들은 극심한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해 결혼과 가족 부양이라는 ’정상적인 삶(normal life)’을 영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느낍니다.
이는 단순한 ’가난’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남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좌절감과 지위 하락의 압박으로 이어집니다.4 즉, 경제적 좌절이 ’남성성의 위기’로 직접 전이되는 것입니다.
3.3 분노의 전가: 경쟁자로서의 여성과 ‘현대적 성차별’
이 ‘독성 불안’ 상태에서, 분노의 대상은 이중 노동시장과 같은 거대하고 구조적인 모순이 아닌, 눈앞의 ’경쟁자’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여성의 교육 수준 향상과 노동 시장 참여 확대 3는 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두고 다투는 직접적인 위협이자 ’치열한 경쟁’의 상대로 인식됩니다.3 이들은 페미니즘 정책과 성 평등 조치(gender equality measures)를 자신들의 ’정상적 삶’을 방해하고 자원을 빼앗아가는 ’역차별(reverse discrimination)’로 규정합니다.4
연구자들은 이를 ’현대적 성차별(modern sexism)’이라고 부릅니다.4 이는 성 평등 자체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달리 여성에 대한 차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현재 시행되는 성 평등 조치들은 오히려 남성들에게 부당한 차별“이라고 인식하는 태도를 말합니다.4
4. 청년 남성의 보수화 (2): ‘경제적 박탈’ 대 ’지위 방어’의 이중성
그러나 ‘경제적 박탈’ 가설만으로는 20대 남성 보수화 현상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최근의 데이터는 오히려 정반대의 사실, 즉 ’부유한 청년 남성’이 보수화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4.1 ‘박탈’ 이론에 대한 중대한 반론: 부유한 청년 남성은 더 보수적이다
일반적인 통념(가난하고 소외된 청년 남성들이 보수화된다)과는 달리, 2021년 KBS 보도 및 〈시사IN〉·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주목할 만한 데이터를 제시합니다.5
- 2021년 KBS 보도: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도울 것이다“라는 질문에, 다른 모든 집단은 소득과 관대함이 비례하거나 무관했지만, 유독 ‘청년 남성’ 집단에서만 ’주관적 상위계층’일수록 더 인색한(재분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 〈시사IN〉·한국리서치 조사: 가구소득, 자산, 주관적 계층 인식을 종합한 ’경제적 지위 지표’와 ’경제정책 보수성 지수’를 비교한 결과, 청년 남성 집단은 유일하게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재분배에 반대하는(보수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이는 99.9%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습니다.5
- 구체적 수치: ’강보수 청년 남성’의 평균 가구 자산은 4억 1,000만 원, 월평균 가구 소득은 631만 원으로, 그렇지 않은 청년 남성보다 각각 2배, 39% 더 높았습니다.5
4.2 ’박탈감’이 아닌 ’경쟁’과 ‘하향 이동의 공포’
이 데이터는 ’가난해서 보수화되었다’는 단순 논리를 기각하고, 현상의 원인을 ’박탈’이 아닌 ’경쟁의 심화’와 ’하향 이동의 공포(fear of downward mobility)’로 재해석하게 합니다.5
과거와 달리 대학 진학률이 70~80%에 육박하며 ’기회의 평등’이 높아지고 5, 여성이 노동 시장에 본격적으로 ’경쟁자’로 진입하면서 5, 과거에 상대적으로 ’기득권’을 누렸던 (경제적 상층의) 청년 남성들이 체감하는 경쟁의 강도는 극도로 치열해졌습니다.
이들은 ’공정’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지만, 이는 실제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방어하고 재분배에 반대하는 ‘능력주의(meritocracy)’ 이데올로기입니다.5 이들에게 여성 할당제와 같은 정책은 자신들의 ’능력’에 따라 획득해야 할 지위를 위협하는 ’불공정’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4.3 종합: 20대 남성 보수화의 ‘두 날개’
결론적으로, 20대 남성의 보수화는 단일 집단의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서로 다른 동기를 가진 두 집단이 ’반(反)페미니즘’이라는 하나의 기치 아래 전략적으로 연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경제적 박탈’ 집단 (S18, S19): 경제적 하층/중하층.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 달성의 좌절에서 오는 ‘독성 불안’ 속에서, 페미니즘을 ’자원 경쟁자’로 간주하고 분노합니다.
- ‘지위 방어’ 집단 5: 경제적 상층/중상층. 여성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을지 모른다는 ‘하향 이동의 공포’ 속에서, 재분배와 할당제를 ’불공정’으로 규정하며 저항합니다.
2022년 윤석열 캠프의 ‘여가부 폐지’ 전략이 성공한 이유는, 이처럼 경제적 스펙트럼의 양 끝에 존재하는 상이한 두 집단의 불만을 ’반(反)페미니즘’과 ’공정’이라는 하나의 구호로 동시에 동원해냈기 때문입니다.
5. ’역차별’이라는 감정의 구조: 주관적 인식과 객관적 현실의 괴리
사용자가 지적한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적 구조“는 20대 남성 보수화 현상의 핵심이며, 이들의 ’주관적 인식’과 ‘객관적 현실’ 사이의 괴리를 분석하는 것은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5.1 “우리가 피해자다”: ’이대남 현상’의 핵심 정서
20대 남성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신들을 ‘사회적 소수자’ 혹은 ’희생자’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2019년 〈시사IN〉 조사는 20대 남성의 25.9%가 페미니즘에 강한 반대를 표하는 ’확고한 정체성 집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의 핵심 논리는 ’공정성’의 위배, 즉 ’역차별’입니다. 이들이 ’역차별’을 느끼는 구체적인 불만 사항은 주로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6:
- 군 복무: 남성만 징병되어 20대의 중요한 시기에 경력 단절과 박탈감을 겪는 반면,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없으며, 여성은 이 기간에 경력을 쌓아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된다는 인식입니다.
- 할당제: ‘양성평등채용목표제’ 등 공무원/공공기관 할당제 6와 여대 로스쿨/약대 정원 등이 능력주의 경쟁에 기반한 ’공정’을 훼손하고 남성의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한다는 인식입니다.
- 잠재적 성범죄자화: 미투 운동(#MeToo) 이후,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강한 반발입니다. 특히 ’남초 사이트=범죄 일상’으로 규정하며 모니터링 활동을 한 단체가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은 사건 6은 이들의 분노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5.2 ‘역차별’ 주장과 객관적 현실의 데이터 비교
사용자가 ’감정적 구조’라고 표현한 것은 정확한 진단입니다. 20대 남성의 ‘역차별’ 인식은 이들이 체감하는 주관적 감정으로는 ’사실’이지만, 객관적/통계적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입니다.
| ‘역차별’ 주장 (Perceived Injustice) | 객관적 데이터 및 현실 (Statistical Reality) | 출처 |
|---|---|---|
| “여성 할당제가 남성의 일자리를 뺏는다” (공무원 채용 등에서의 불공정) | 오히려 남성이 수혜: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한쪽 성별이 30% 미만일 때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로, 2003년~2019년 지방직 공무원 채용에서 남성 1,818명, 여성 776명을 추가 합격시켰습니다. 남성 수혜자가 2배 이상 많습니다. | |
| “여성이 경쟁에서 부당한 이득을 본다” (여성 우대 정책으로 인한 임금/기회 역전) | 여전한 격차: 2019년 연구 결과, ‘스펙’(학교, 학과, 학점)이 동일해도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17.4% 임금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 100% vs 여성 82.6%).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최고 수준입니다.8 | 8 |
| “고위직/전문직에서 여성이 특혜를 받는다” (여대 약대/로스쿨, 여성 임원 할당제) | 20대 남성 신규 채용과 낮은 관련성: 기업의 ’여성 임원 할당제’나 국회의원 공천 할당제 등은 20대 남성의 신규 채용 시장과는 거의 영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분노가 크다는 것은, 이것이 ‘상징적’ 불만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
| “성차별 시정은 과도하다” (더 이상 여성 차별은 없다) | 압도적 인식 차이: 2021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KWDI) 조사에서 ’성차별 시정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것에 20대 여성은 83.6%가 동의한 반면, 20대 남성은 50.1%만 동의했습니다. | 9 |
5.3 ‘맥락이 제거된 공정’: 주관적 인식이 현실을 압도하다
이러한 데이터의 괴리에도 불구하고 왜 ‘역차별’ 인식이 이토록 확고하게 자리 잡았을까요? 연구자들은 20대 남성의 ‘공정성’ 인식이 “맥락이 제거된 공정(context-free fairness)“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즉, 과거 세대의 구조적 성차별이나 현재 존재하는 격차라는 ’맥락’은 무시하고, 오직 현재 시점의 ’경쟁’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든 규칙(군 복무, 할당제)을 ’불공정’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20대 여성은 강남역 살인사건, 미투 운동 등을 겪으며 ‘젠더’ 이슈를 생존과 차별의 문제로 인식하며 정치화/진보화되었습니다. 반면, 20대 남성은 극심한 경쟁과 군 복무라는 특수한 맥락 속에서 ’역차별’을 체감하며 보수화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6. “왜 ‘여전히’ 지지하는가?”: 2025년 지지층의 재구성과 분화
“왜 젊은 남성들은 여전히 윤석열을 지지할까?” 이는 2022년 대선 당시의 강력한 지지에 기반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의 데이터는 이 전제가 사실과 다름을 보여줍니다.
6.1 2025년 20대 남성은 ‘여전히’ 지지하지 않는다
2022년 대선에서 20대 남성의 58.7%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2025년 현재 이 지지세는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 대통령 지지율: 2024년 말~2025년 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대 초반(갤럽 22%, 리얼미터 24.1%)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탄핵 여론: 2025년 3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은 58%에 달했습니다.
6.2 20대 남성의 탄핵 여론: ’콘크리트’가 아닌 ‘과반의 이탈’
2022년의 지지가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니었음은 YTN이 실시한 20대(18-29세) 남녀의 탄핵 찬반 여론조사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 20대 여성: 탄핵 찬성 79% vs. 반대 14% (압도적 찬성)
- 20대 남성: 탄핵 찬성 51% vs. 반대 36% (과반 찬성)
2022년 58.7%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20대 남성의 과반(51%)이 2년여 만에 지지를 철회하고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20대 남성이 ‘여전히’ 지지한다는 사용자의 전제가 현재 시점에서는 틀렸음을 입증합니다. 20대 남성(36%)의 탄핵 반대 비율은 70대 이상(59%)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긴 하지만, 과반의 이탈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합니다.
6.3 그렇다면 ‘보이는’ 20대 남성 지지자는 누구인가?: 급진화된 소수의 가시화
그렇다면 사용자가 ’여전히 지지한다’고 느끼게 만든 현상은 무엇일까요? 이는 20대 남성 전체의 지지가 아니라, 탄핵 반대 집회 등에서 새롭게 가시화된 ’2030 남성 극우파’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소위 ‘태극기 부대’)는 장년층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말 계엄 사태와 2025년 탄핵 정국에서, 탄핵 반대 시위와 폭력 사태의 전면에 2030 남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 당시 체포된 46명 중 절반 이상(경찰 추산 43.9%)이 20대와 30대였습니다.
이는 2030 남성 전체가 아니라, ’극우 유튜버’나 특정 종교의 영향을 받아 급진화(radicalized)된 특정 분파가 거리로 나온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결론적으로, 2022년의 ‘반페미니즘’ 동원 전략은 20대 남성 전체를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중 가장 반응성이 높았던 소수를 ’극우화’시키고 정치적 행동에 나서게 하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사용자가 목격한 것은 바로 이 ’급진화된 소수’의 가시성입니다.
7. 결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 인구 절벽과 민주주의의 미래
사용자의 마지막 우려(“그냥 가볍게 넘길일은 아닌것 같다”)는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가장 정확하고 핵심적인 진단입니다. 한국의 젠더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정치적 불신을 극대화하며, 청년층의 실질적 문제(고용, 주거) 해결을 위한 정책적 논의 자체를 방해하는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7.1 “불가분의 관계”: 젠더 갈등과 인구 붕괴
이 문제의 가장 심각한 귀결은, 한국의 젠더 분열이 세계 최저 출산율과 “불가분의 관계(inextricably related)“에 있다는 점입니다.10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분석 11에 따르면, 이 젠더 갈등은 인구학적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 젊은 남성들은 경제적 불안과 전통적 규범의 압박 속에서 결혼을 ’얻기 힘든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좌절감을 반(反)페미니즘적 태도로 표출합니다.
- 젊은 여성들은 이러한 남성들의 태도와 여전히 공고한 가부장적 규범 및 구조적 성차별에 저항하며,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출산 파업(birth strike)’ 11으로 대응합니다.
- 이는 다시 비혼 남성의 경제적, 사회적 불만을 가중시키고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심화시키며, 이는 다시 여성의 출산/결혼 기피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그 결과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2023년)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한 세대 안에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10 John Burn-Murdoch이 지적했듯이, “정치가 성별 간에 분열될수록 산부인과 병동은 조용해집니다(As politics gets more divided between the sexes, maternity wards get quieter)”.10
7.2 최종 진단: 민주주의와 사회 안정성의 위기
한국의 경험은 다른 선진국들에게 “경고이자 교훈(a warning and a lesson)“이 되고 있습니다.
이 젠더 분열을 방치할 경우, 이는 단순히 두 집단 간의 갈등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정치적 기능 장애(political dysfunction)를 심화시키고, 민주적 회복탄력성(democratic resilience)을 약화시키며, 인구학적·경제적 도전을 파국적인 수준으로 악화시킬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사용자가 JBM의 그래프에서 직감한 ’기괴함’은 단순한 정치 성향의 차이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장기적인 번영, 안정, 그리고 민주주의의 기초 자체를 위협하는 핵심적인 위기입니다.
8. 참고 자료
-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20대 유권자의 젠더 균열 - EAI 동아시아연구원, https://www.eai.or.kr/press/press_01_view.php?no=10706
- [20대, 대선]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가 불러온 파문 - 대학알리,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3764
- Economic insecurity fuelling ‘shift to the right’ among young men …, https://www.kcl.ac.uk/news/economic-insecurity-fuelling-shift-to-the-right-among-young-men
- Anti-Gender Politics, Economic Insecurity, and Right-Wing Populism …, https://academic.oup.com/sp/advance-article/doi/10.1093/sp/jxae016/7826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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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s gender pay gap is the world’s worst. Will transparency fix it? - The Korea Times, https://www.koreatimes.co.kr/economy/others/20250619/koreas-gender-pay-gap-is-the-worlds-worst-will-transparency-fix-it
- 20대 청년의 성평등 인식 격차와 정책 과제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https://www.kwdi.re.kr/inc/download.do?ut=A&upIdx=128952&no=1
- The Global Gender Divide We Really Should Be Talking About | TIME, https://time.com/6963752/great-global-gender-divide/
- The Fight Over Gender Equality in South Korea | Carnegie …, https://carnegieendowment.org/research/2025/04/the-fight-over-gender-equality-in-south-korea?lang=en